상담오신 분이 입술필러를 녹이고 싶다고 오셨습니다. 필러 맞고 오리입처럼 튀어나와보이는 것같아 본인에게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시는 군요. 입술필러를 맞으면 입술이 위아래로 커지는 것 뿐만 아니라, 앞뒤로 부피가 팽창하기 때문에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때문에 입술필러, 노메스입꼬리필러를 하기 전에 3D삼차원얼굴입체분석을 하는 것입니다.미리미리 체크해서 입술 돌출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시술 전에 반드시 얘기를 하는 것이죠.
아무튼, 입술필러를 녹이고 싶으시다고 오신 분은 3~4년 전에 '채움'이라는 필러를 맞으셨다고 하더라고요. 이 필러는 휴젤 이라는 국내 회사에서 만든 히알루론산 제품이구요, 이 제품은 히알라제라고 하는 효소주사에 잘 녹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걱정하시는 것이 필러가 잘 안 녹을수 있다라는 내용을 유투브에서 시청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가 히알라제 주사에 안 녹는 경우가 있을까 ?
이 질문에 저의 답변은 "네"입니다. 크게 두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데요, 첫번째는 히알루론산 필러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 중에 "육아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종의 면역반응인데요, 굉장히 드문 예입니다. 저도 지금까지 몇명 보지 못했습니다. 치료가 어려운데, 이 부분에 관해서는 언젠가 다시 얘기할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무튼 육아종이 생긴 경우에는 히알라제라는 효소 주사에 잘 안 녹습니다. 그렇지만 굉장히 드문 확률이라서 너무 걱정안하셔도 됩니다.(류마티스성 면역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육아종 발생 확률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훨씬 높은 것 같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아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래도 필리 시술 전에 반드시 주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두번째가 히알라제라는 주사에 녹지 않는 흔한 이유인데요, 필러가 위치해 있는 곳에 정확하게 주사를 놓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인체 내에서 필러가 작은 알갱이 형태로 뭉쳐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진짜 어렵습니다. 주사바늘로 하나하나 찔러서 녹여야 하기 때문에 그렇고요, 또 다른 이유는 여러 병원에서 필러를 맞게 되면 맞은 필러의 위치가 제각각 다 다릅니다. 다시 말해 피부층의 다양한 높이에 필러가 존재하는데, 부위별로 다 주사하지 않으면 녹지 않게 됩니다. 또한 필러 주변부에 섬유화막이 형성되어 있을 경우에도 잘 녹지 않을수 있습니다. 이때도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바늘로 필러가 있는 곳에 찔러서 녹이는 주사를 놔야 필러가 녹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필러 알갱이가 아주 작은 경우, 여러번 필러 시술을 한 경우, 필러 주위 섬유화막 (캡슐화) 등이 있을 경우에 히알라제에 대한 반응 정도가 낮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필러 녹이는 주사를 놓기 전에 "초음파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필러가 있는 높이과 부위를 체크하고 그런 다음에 녹이는 주사를 놓습니다. 이러면 히알루론산 필러를 한번에 녹일 확률이 많이 올라갑니다.
만약 그래도 필러가 덜 녹을 경우에는 시술 1주일 후에 한번 더 주사하게 됩니다.
히알라제 주사를 놓기 전에는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하고, 이 검사 결과에 따라 엉덩이 주사를 시술하기도 합니다. 히알라제라고 하는 주사에 알레르기를 갖고 있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많이 붓거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덧붙이는 글) 지금까지 말씀드린 내용은 오로지 100% 히알루론산 필러를 사용했을 경우에서 말씀드린 내용입니다. 비히알루론산 필러를 맞은 경우에는 녹이는 주사가 마땅하게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대부분의 선생님들께서 히알루론산 필러를 사용하는 추세입니다.